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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전설] 온천
글쓴이 : 단풍 날짜 : 2009-07-29 (수) 15:48 조회 : 6211 추천 : 0 비추천 : 0
백두산의 폭포 아래는 워낙 꽃들이 아름답게 피고 수풀이 우거진 곳이여서  사슴들의 놀이터였다. 사슴들은  사시장철 이곳에서 노닐면서 여름이면 이슬이 아롱진 풀을 뜯어먹고 겨울이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샘물을 마셨다.

그런데 한번은 섣달 초하루날에도 보이지 않던 메돼지들이 이곳에 뛰어들었다. 메돼지들은 발을 들여놓자마자 땅을 뚜지기 시작하였다. 파랗던 풀들은 뿌리가  들리는 바람에 시들어갔다. 메돼지들은 풀밭만 뚜진 것이 아니라 나무뿌리도  뚜져놓아서 여기저기에 번져진 나무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었다. 그리하여 사슴들의 놀이터는 날이 갈수록 스산해졌다. 마음이 어질기로 소문난 사슴들이었지만  벌집처럼 뚜져놓은 자기들의 놀이터를 보노라니 가슴이 쓰렸다.
"저놈들을 그냥 두어서는 안되겠어."
"옳소. 저놈들을 이곳에서 쫓아내야 하오."
사슴들의 여론에 의하여 사슴두령은 메돼지를 찾아갔다.
"메돼지친구들, 당신들이 온후 우리 놀이터는 말이 아니네. 우리들의 풀과 나무들이 재앙을 입고 있으니 더 뚜지지 말게."
그 말을 들은 메돼지들은 한결같이 대들었다.
"당신이 뭐길래 우리를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요?"
"우린 뚜져야 산다오. 뚜지지 말라는건 우리를 죽으라는 것과 같단말이오. 알겠소?"
사슴두령은 말을 꺼냈다가 본전도 찾지 못하고 말았다.
메돼지들은 별 것을 다 보았다고 게두덜거리면서 더욱 기승스럽게 뚜지여대였다. 
사슴두령은 너무도 기가 막혀서 "난 당신들이 당장 이곳을 떠나길 바라오."하고 성을 내었다.
 "떠나라구? 누구와 큰소리야, 얘들아. 이 불청객을 쫓아 버려라." 
그 소리에 숱한 메돼지들이 욱 달려들어서 사슴두령을 덮치려 하였다.
 사태가 상서롭지 못한 것을 본 사슴두령은 "좋소! 두고보기요!"하고 껑충 뛰어 자리를 떴다. 자기네 두령이 박대를 받고 돌아오자 사슴들은 발로 땅을 딱딱 치며 분해하였다.
 "왜 저것들의 없신여김을 받아야 하오?"
"죽든살든 싸우자!" 
 이리하여 사슴들은 메돼지들을 쫓아내는 싸움을 벌렸다. 메돼지들은 주둥이로 떠박지르고 사슴들은 뿔로 받고 발로 차면서 쌍방은 혈전을 하였다.

 힘이 약한 사슴들은 힘센 메돼지들보다 부상자가 더 많이 나왔다. 배가죽을 상한  사슴, 허리를 상한 사슴이 있는가 하면 다리 부러진 사슴도 있었다. 그러나 사슴들은  자기들의 놀이터를 지키기 위하여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그냥 싸웠다. 싸움에  나가는 사슴들이 날이 갈수록 줄어들어서 사슴들은 점차 열세에 처하게 되었다.  사슴들이 메돼지들한테 된 욕을 보고 있다는 소식이 백두신령의 귀로 들어갔다.
"그래서야 되는가?"하고 백두신령은 노하였다.
"얼른 약수를 터지워 사슴부상자를 치료해주어라."
 백두신령의 영이 떨어지자 사슴놀이터의 산기슭에서 쏴- 하고 흰 김이 솟구치더니  맑은 물이 볼롱볼롱 끓으며 솟아올랐다.  백두신령은 명의를 싸움터에 보내어 사슴 부상자들을 치료하여 주게 하였다. 명의는  다리 끊어진 사슴을 업어다가 약수를 쳐주었다. 사슴의 다리는 인차 이어졌다.  이것을 목격한 사슴부상자들은 너무도 기뻐서 야단이였다. 그들은 저절로 달려와서  배가죽을 상한 사슴은 물에서 딩굴었고  다리에 상처를 입은 사슴은 다리를 물에  잠갔다 내였다. 상처는 눈깜박할 사이에 가셨다.
"신령님 고맙습니다!"
 상처를 치료한 사슴들은 이렇게 인사를 올리고 싸움터로 껑충껑충 뛰어갔다.  상처를 입어도 치료할 곳이 있게 되니 사슴들은 싸울수록 용감해졌고 그들의 진공은 싸울수록 맹렬해졌다. 상처를 입어도 치료할 곳이 없는 메돼지들은 싸울수록 전투력이 약해졌다.

사기왕성한 사슴들은 끝끝내 메돼지들을 쫓아 버리고 최후승리를 쟁취하였다. 그때에 골탕을 먹은 메돼지들은 다시는 그리로 갈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지금도 백두산 상상봉 근처에는 메돼지가 없다고 한다.

사슴들을 치료하여 주느라고 백두신령이 터뜨린 약수가 바로 지금의 온천이라고 한다.

 - 박재빈으로부터 안도현 양강에서 79년 11월  리천록,최룡관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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